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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상관 NO' 벨호의 원칙, 김정미의 도약


[중앙뉴스라인, 윤창병기자]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힘이 난다.”

1년 반 만에 여자 국가대표팀 복귀전을 치른 베테랑 골키퍼 김정미(인천현대제철)의 말이다. 김정미는 26일 오후 2시 파주스타디움에서 열린 여자 U-20 대표팀과의 ‘신세계 이마트 후원 여자축구국가대표팀 스페셜매치’ 2차전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그는 후반 28분 페널티킥과 잇따른 슈팅을 연달아 선방해내며 여자 국가대표팀의 2-0 승리에 기여했다.

지난해 4월 열린 아이슬란드와의 친선경기 이후 약 18개월 만에 치른 복귀전이었다. 김정미는 2019 FIFA 프랑스 여자월드컵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으나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낙마했고 긴 재활기간을 거쳤다. 김정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오랜만의 복귀라 소집 때부터 마음가짐이 남달랐다. 집중해서 훈련햇고 스페셜매치가 아닌 A매치라 생각하고 임했다”고 밝혔다.

만 36세인 김정미는 막내 추효주(울산과학대), 문은주(대전대덕대)와 16살 차이가 난다. 그러나 나이가 무색하게 김정미는 후배들 사이에서 남다른 열정과 투지를 불태웠다. 그는 “감독님이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할 때마다 힘이 난다.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동기부여를 만들어주는 것 같다. 후배들과 같은, 내 처음과 같은 열정을 끄집어낸다”고 말했다.

콜린 벨 여자 국가대표팀 감독은 지난해 10월 취임 기자회견 당시 “16세든 36세든 실력이 출중하다면 대표팀에 들어올 수 있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는데, 이후 이 기조가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스페셜매치를 앞두고 김정미가 소집된 것 역시 그 연장선이다. 벨 감독은 소집 당일에도 “선수 선발의 유일한 기준은 경기력”이라며 확고한 원칙을 밝힌 바 있다.

김정미는 2003년 A매치 데뷔 후 16년간 116경기를 뛰며 꾸준히 여자 국가대표팀의 골문을 지켜온 베테랑 골키퍼다. 선수 풀이 특히나 작은 골키퍼 포지션이기에 지난 수년간 김정미의 대체자를 찾기 위한 노력이 있어왔지만 완벽하지는 않았다. 때문에 김정미가 다시 여자 국가대표팀의 골키퍼 경쟁 체제에 합류했다는 것은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

벨 감독은 “한국에 오기 전에 김정미가 뛰었던 A매치를 봤기 때문에 김정미의 존재에 대해 알고 있었다. 한국에 와서 ‘그 키 큰 골키퍼는 어디 갔나’ 했다. 이후 부상을 겪었다는 것을 알았다. 모두들 김정미의 선수 커리어가 끝났다고 생각했겠지만, 김정미는 올해 WK리그에 복귀해 지속적으로 좋아지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번 발탁에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면서 김정미를 발탁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김정미가 이날 경기에서 보여준 경쟁력 덕에 나이에 관계없이 선수를 선발한다는 벨호의 기조는 더욱 힘을 얻게 됐다. 벨 감독은 “김정미는 훌륭한 인격과 탄탄한 커리어를 갖춘 선수다. 야망도 갖고 있다. 앞으로 팀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몸 상태를 잘 유지한다면 더 좋은 미래가 그려진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정미도 의욕을 보였다. 그는 “항상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운동과 생활, 휴식 모두 축구를 위해 맞춰져있다”며 프로페셔널한 태도를 강조했다. 그는 이어 “서른 살부터 맏언니라는 수식어가 있어왔다. 제 역할을 열심히 하면서 동시에 동생들을 보듬어가며 함께 하는 것이 맏언니의 역할이라 생각한다”며 팀을 위해 헌신할 것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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