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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진 심판 '축구가 좋아 시작한 심판, 성격도 바뀌게 해'


[중앙뉴스라인, 윤창병기자] 직업이 성격을 바꿨다. K리그1 주심 박병진 심판의 이야기다.

올해로 8년차 프로심판이 된 박병진 심판은 “심판으로서 가장 좋은 것은 사람들이 내가 누군지 모르는 것”이라고 말한다. 경기를 원만하고 무탈하게 마치고 나면 심판의 이름이 거론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2월 17일부터 22일까지 경상남도 남해군에서 열린 2021년 KFA 전반기 K리그1 심판 교육 막바지에 만난 그는 인터뷰 또한 낯설어하며 “늘 조용하고 차분하게 여유를 가지려고 한다. 심판 일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그렇다”고 밝혔다.

박병진 심판이 원래부터 차분한 성격을 가졌던 것은 아니다. 그는 “대학 시절만 생각해보더라도 앞에 나서는 데 적극적이었고 성격도 급한 편이었다. 심판 일을 시작하고 나이가 들다보니 빨리빨리 하는 것이 좋은 결과를 낳는 경우가 생각보다 적더라. 특히 심판의 일은 정확성이 가장 중요하다. 경기 중에 내가 급해지면 그 모습이 카메라를 통해 다 보이더라. 되도록 침착하려 노력한다. 평소에도 한 템포 낮춘 슬로우 라이프를 추구한다”고 말했다.

개발된 침착성은 중요한 경기에서 특히 빛을 발한다. 박병진 심판은 지난해 K리그1에서 울산현대와 전북현대의 마지막 맞대결, 마지막 라운드의 성남FC 대 부산아이파크의 경기를 주심으로서 관장했다. 전자는 우승 향방을 가리는 경기, 후자는 강등팀이 결정되는 경기였다.

박병진 심판은 “울산과 전북의 경기가 무척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부담감도 있었지만 우선 나를 믿고 배정을 해준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더욱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었고, 긴장해서 서두르거나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우승이 걸린 경기였기 때문에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지 이미지트레이닝을 하면서 마인드컨트롤을 했다”고 밝혔다.

성남과 부산의 경기는 새삼 심판으로서의 책임감을 다잡게 되는 경험이었다. 박병진 심판은 “막바지 결승골이 나왔을 때 오프사이드 여부를 두고 VAR(Video Assistant Referee)과 함께 판정을 내려 득점을 인정했는데, 그 순간 양 팀 선수들의 환희와 실망이 교차되는 것을 보며 심판의 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다시금 느꼈다. 앞으로 더욱더 신중하게 심판 일에 임해야겠다고 또 한 번 다짐했다”고 말했다.

박병진 심판은 2005년 심판에 입문해 2014년 프로심판이 됐다. 심판에 입문한 계기는 축구에 대한 애정이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축구를 보러 많이 다녔다. 군 전역 후 내가 제일 하고 싶은 일이 뭔지 고민해보니 역시 축구더라. 그래서 관련 직업을 알아봤는데, 심판이 되면 선수들 가까이서 함께 호흡하며 뛸 수 있다는 것에 매력을 느꼈다”며 “지금도 선수들과 같이 소통하며 땀 흘리다보면 가끔씩 축구를 좋아했던 어린 시절의 기분이 떠오른다”며 미소 지었다.

경기 배정을 받고 출장을 가는 것과 동료들과 함께 경기를 치르는 것, 경기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것까지 모든 과정이 즐겁다는 박병진 심판은 “국제심판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프로심판을 하면서 동료들로부터 ‘정직하고 열심히 자기 본분을 다하는 심판’이라는 평을 듣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도 무탈하게 한 시즌을 잘 보내고 싶다. K리그 전체가 아무 탈 없이 진행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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