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라인, 차행운기자] 벨호가 월드컵을 앞둔 마지막 모의고사에서 아이티를 상대한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이 8일 오후 5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아이티와 월드컵 출정식 경기를 치르고 10일 오후 호주로 출국한다. 양 팀은 이날 경기에서 첫 맞대결을 펼치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한국(17위)이 아이티(53위)에 앞선다.
월드컵에서 콜롬비아, 모로코, 독일과 같은 H조에 속한 한국은 이들과 유사한 팀과 친선 경기를 치르며 월드컵을 대비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독일을 대비해 영국에서 열린 아놀드클라크컵에 출전해 유럽팀들과 겨뤘고, 4월에는 ‘가상 모로코’ 잠비아와 국내에서 2연전을 치렀다.
영국에서는 3전 3패를 기록하며 유럽 강팀들의 벽을 실감했지만, 잠비아와 친선전에서는 2연승(1차전 5-2, 2차전 5-0)을 거두며 월드컵에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벨호의 '최종 모의고사' 상대는 중미에 위치한 아이티다. 한국은 아이티와의 경기를 통해 월드컵 첫 경기 상대 콜롬비아를 대비한다.
7일 오전 파주NFC에서 열린 경기전 기자회견에 나선 벨 감독은 “아이티를 분석했는데, 어려운 상대가 될 것 같다. 두 팀 모두에게 의미 있는 평가전'이라면서 '90-95분 경기 통해 우리의 장단점을 파악해 월드컵 준비 단계에 활용하겠다. 볼을 소유할 때와 소유하지 않았을 때, 우리가 원하는 플레이가 나올지 봐야 한다. 또 아이티의 강점인 스피드를 통해 어떤 우리의 단점이 노출될지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티 니콜라스 델레핀 감독은 “한국은 경험 많고 잘 준비된 팀”이라며 “전술적으로 훌륭하고 롱패스가 좋고, 측면도 화려하다. 박은선이나 지소연 같은 경험 많은 선수도 많고, 신구조화가 잘 이뤄져 있다. 미국팀과의 경기 이후 가장 수준 높은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극찬했다.
월드컵에서 잉글랜드, 덴마크, 중국과 D조에 속한 아이티는 대륙 간 플레이오프에서 세네갈과 칠레에 승리해 사상 최초로 월드컵 진출 티켓을 확보했다. 델레핀 감독은 아이티의 장점에 대해 “콜롬비아와 우리의 플레이 스타일은 분명 다르다. 콜롬비아는 경기 중 점유율이 뛰어난 팀”이라면서도 “그래도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고, 기술이 훌륭한 선수들이 많다는 점은 콜롬비아와 겹친다”고 언급했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박은선 역시 아이티전 승리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박은선은 “(선수라면) 어떤 경기든 이기기 위해 준비한다. 어려운 경기가 되겠지만 승리를 가져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재밌는 경기가 될 것'이라 예상했다. 박은선은 지난 4월 열린 잠비아와의 친선 2연전에서 9년 만의 A매치 골을 기록하는 등 2경기에서 3골로 맹활약했다.
2003 미국 월드컵에도 나섰던 박은선은 2015년 캐나다에 이어 세 번째 월드컵에 나선다. 박은선은 “월드컵은 축구 선수로서 가장 기대되는 무대다. 감독님이 지도하시는 방식 따라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경기에 뛴다면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 아직 월드컵에서 골이 없는데, 골을 넣기 위해 준비해 열심히 하고 오겠다. 목표는 16강”이라고 밝혔다.
이번 월드컵 명단에 깜짝 발탁된 16세 대표팀 출신 케이시 유진 페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역시 만 17세의 어린 나이로 2003 미국 월드컵에 나섰던 박은선은 “(월드컵에) 처음 나갔을 때는 너무 어렸다. 언니들 따라가서 하다 보니까 긴장보다 재밌게 했던 것 같다'며 '케이시도 충분한 능력이 있기 때문에 감독님이 뽑았다고 생각한다. 미래가 기대되는 선수고, 월드컵에서 좋은 모습 보여줄 것”이라고 답했다.
케이시의 출전 여부에 대해 벨 감독은 “지금은 모르겠다. 내일 경기를 봐야 한다. 첫 번째 경기이고, 첫 번째 합숙이다. (케이시는) 아직 배우고 있는 선수”라고 말을 아꼈다.
끝으로 벨 감독은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벨 감독은 “팬들이 경기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환상적으로 응원해 주신다. 항상 감사한 마음이 있다. 이런 응원 정신을 가진 팬분들 앞에서 좋은 경기력과 결과를 보여드리겠다. 또 팬들이 경기 끝나고 기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