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라인, 이승훈기자] 참전용사임에도 불구하고 적국에서 강제징용, 체제선전용 볼모로 고통스러운 세월을 감내해야 했던 국군포로와 가족들의 생생한 전언을 통해 국군포로에 무지했던 현재 우리를 깨우치는 자리가 마련됐다.
문성호 서울시의원(국민의힘, 서대문구2)은 지난 20일 서울특별시의회 제2대회의실에서 국군포로가족회와 공동으로 ‘정전협정 70주년 맞이 국군포로 초청간담회’를 개최했다.
문성호 의원은 정전협정 70주년을 맞이했으나, 역사적 무지와 국가 차원의 무관심으로 방치된 국군포로 명예 회복 및 사후 관리 등 전반적인 사안들의 실상을 알리고, 현실적인 대안 마련을 위해 관련 단체와 당사자들을 모시게 됐다고 밝혔다.
국군포로는 대한민국 군인으로서 참전 또는 임무 수행 중 적국에 의하여 억류 중인 사람 또는 억류를 벗어난 사람으로 6.25전쟁, 베트남전에 참전했다가 적국 포로가 되어 고초를 겪은 이가 수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6.25 정전협정 대상 외 대한민국으로 돌아온 국군포로는 80명으로, 지난 2월 한재복씨가 별세하면서 현재 단 13명이 생존해 있다.
국방부는 2010년 북한에 있을 국군포로 생존 인원이 약 500명일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마저도 탈북 국군포로의 증언을 기반으로 조사되어 정확성이 떨어지며, 이후 정부 차원의 공식 조사는 진행된 바 없다.
또한, 국군포로로 북한에서 수십년을 살았으나 정작 국방부가 참전자 사망 처리해 전산상 사망 연도 이후 태어난 자녀가 이후 탈북해 남한에 정착한 경우가 발생하는 등 전반적인 국군포로 관리와 체계가 부재하다는 지적이다.
국군포로로 강제노역을 지내다 귀환한 강희열 용사는 “북한에서의 포로로서의 삶과 목숨을 걸었던 탈북 길만큼 아팠던 것은 남한의 무관심과 단순 탈북자로 인식되는 현실이었다.” 라고 말했다.
국군포로 자녀였던 이복남씨는 “해를 보지 못하고 밤낮으로 노역하는 속에서도 하나 있는 도시락을 나눠 먹으며 자신의 고향인 이천으로 돌아가면 맛있는 쌀을 많이 먹을 수 있을 것이라며 아들에게 괜찮다고 말하던 아버지를 잊을 수 없다.”며, “아버지는 탈북을 시도하다 잡혀 사망하셨다.”라고 했다.
손명화 국군포로가족회 대표는 “나라를 위해 북한에서 싸우다 붙잡힌 국군포로는 최하층민으로 처절한 삶을 살지만, 고향땅 남한으로 돌아가면... 이라는 희망 하나로 살아갔다. 최하층민의 삶은 자녀들에게도 세습됐지만, 돌아갈 수 있는 길은 정부가 놓아주지 않았다.”라고 증언했다.
이어서 손 대표는 “목숨을 건 탈북을 감행하면서도, 남한에 도착해 국군포로 가족임을 증명하는 일도, 유해 송환 비용처리 문제까지 어느 하나 정부의 협조나 도움으로 순조로운 것들이 없었다.”라며, “이제라도 국군포로 명예 회복을 위한 정부의 전향적인 자세와 실질적인 움직임을 요청한다.”라고 말했다.
문성호 시의원은 정부 차원의 노력이 절실한 만큼 국군포로 가족분들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들으며 공론화하고 사회적 관심을 환기하는 한편, 실질적인 정책 방향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의원은 지자체 차원에서 국군포로와 가족들에 대한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실태조사를 추진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국군포로 지원 조례’를 제정(2023.3.27.시행)한 바 있다.
한편, 이번 간담회에는 김현기 서울특별시의회 의장, 남창진 서울특별시의회 부의장, 정미경 변호사(18·19대 국회의원), 이종환 서울특별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 김규남(국민의힘, 송파구1)·박춘선(국민의힘, 강동3)·신동원(국민의힘, 노원1)·신복자(국민의힘, 동대문4)·유정인(국민의힘, 송파5)·이경숙(국민의힘, 도봉1)·최재란(더불어민주당, 비례) 서울시의원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