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라인, 백흥순기자]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해녀항일기념사업위원회는 12일 오전 11시 구좌 동녘도서관에서 ‘제93주년 제주해녀항일운동 기념식 및 해녀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날 기념식은 93년 전인 1932년 1월 12일 세화장날에 일제의 수탈에 맞서 항쟁했던 제주해녀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기 위해 마련됐다.
당시 제주해녀 1,000여명은 “우리들의 요구에 총칼로 대응하면 우리는 죽음으로써 대응한다”고 외치며 일제의 억압적 식민통치에 저항했다.
기념식에 앞서 제주해녀항일운동기념탑에서는 일제 침탈에 용감히 맞선 해녀 애국지사들을 기리는 추모제가 진행됐다. 이어진 시가행진에서는 해녀항일운동 당시 일본경찰과 대치했던 역사적 순간을 재현해 제주해녀들의 강인한 정신을 되새겼다.
이날 기념식에는 제주해녀들을 비롯해 오영훈 지사, 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 김광수 제주도 교육감 등 도내 주요기관 단체장, 기념사업회 회원 400여명이 참석했다.
하도해녀합창단의 축하공연, 제주해녀항일운동의 역사적 의미와 위상을 높이기 위한 기념영상 상영, 강관순 애국지사가 옥중에서 작사한 ‘해녀의 노래’를 그의 딸이 직접 부르며 깊은 감동을 전했다.
올해 제주 해녀상은 월정어촌계 이애자 씨가 수상했다. 제주도지사 표창은 종달어촌계 고정숙 씨, 하도어촌계 윤미자 씨, 시흥어촌계 오금숙 씨가 받았다.
김태민 회장은 “제주해녀항일운동 유공자들을 발굴하고 제주항일운동의 역사와 제주해녀문화를 접목해 해녀의 위상과 가치를 높이고 대내외적으로 알리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오영훈 지사는 “제주해녀항일운동과 함께 제주 3대 항일운동으로 꼽히는 조천 만세운동과 무오 법정사 항일운동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항일운동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최근 무오 법정사 항일운동과 관련해 제주도 보훈청에서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제주해녀항일운동의 정신에 어떻게 의미를 부여하고 다음 세대에 전승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구좌와 성산, 우도지역 해녀 5명으로 시작된 항일운동이 1만 7,000여 명의 해녀와 도민들의 참여로 이어졌다”면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 두려움 없이 용기 있게, 헌신적으로 싸운 애국선열들 덕분에 후손들이 평화로운 대한민국에서 살아갈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제주해녀들이 일제강점기부터 1960년대까지 독도 수역에서 물질한 활동이 대한민국의 실효적 지배를 입증하는 중요한 역사적 증거가 되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독도바다에서 해산물을 채취하지 못했지만 올해는 해녀들이 채취한 독도 해산물로 독도 수비대 장병들에게 해녀밥상을 제공하고 싶다”는 구상을 밝혔다.
아울러 “제주해녀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며 “앞으로는 해녀들이 물질에만 의존하지 않고 해녀공연과 해녀밥상 등 해녀문화로 소득을 창출할 수 있도록 제주도정이 적극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제주해녀항일운동은 제주 3대 항일운동 중 하나로, 생존권 투쟁을 넘어 민족의식을 일깨운 역사적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다. 1997년부터 매년 기념식을 열어 해녀들의 항일정신을 후대에 전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