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라인, 한소연기자] 거창군이 급격한 고령화라는 농촌 지역의 현실적 한계를 정면으로 돌파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의료·요양 통합돌봄’의 선도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거창군의 통합돌봄은 ‘병원을 퇴원했지만, 당장 집에서 돌봐줄 사람이 없다’라는 현장의 절실한 목소리에서 시작했다. 기존의 병원과 시설 중심의 돌봄이 한계에 직면하자, 군은 어르신들이 익숙한 삶의 터전에서 일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보건·의료·요양·주거·생활 지원을 하나로 묶는 거대한 구조 개편을 성공적으로 끌어냈다.
단계별 확장을 통한 ‘거창형 통합돌봄 지도’ 완성
거창군은 행정 편의적인 접근 대신, 철저히 현장 중심으로 통합돌봄 체계를 구축해 왔다. 먼저, 가조권역에서의 성공적인 정착을 바탕으로, 2023년에는 남상·위천권역으로 범위를 넓히며 정책의 안정화 단계에 진입했다.
특히 2025년에는 거창읍 권역에 통합돌봄 지원체계를 구축함으로써, 마침내 군 전역을 아우르는 ‘4개 권역(거창읍·가조면·남상면·위천면) 통합돌봄 체계’를 완성했다. 인구가 밀집된 거창읍의 중심 생활권 특성과 통합돌봄센터의 거점 기능을 결합하여, 주민들이 일상에서 즉각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밀착형 돌봄 행정’을 구현한 것이다.
이웃이 이웃을 돌보는 따뜻한 연결망, ‘온봄지기’
거창군 통합돌봄의 차별점은 행정 주도의 서비스를 넘어 주민이 주체가 되는 ‘민관 협력’에 있다. ‘이웃을 온전히 살핀다’는 의미의 마을활동가 ‘온봄지기’는 현재 약 150명이 활동하며 지역사회의 든든한 파수꾼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안부를 묻는 수준을 넘어, 생활 불편 사항을 점검하고 건강 이상이나 위기 징후 발견 시 즉각 읍·면 통합돌봄 창구로 연결하는 ‘생명 가교’ 역할을 수행하며 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러한 선제적 노력은 대외적으로도 빛을 발했다. 2021년 지역사회 통합돌봄 유공 보건복지부 장관상 수상을 시작으로, 2024년에는 경상남도에서 유일하게 의료·통합지원 전국 ‘우수’ 기관으로 선정되는 등 거창군의 모델은 이제 전국 지자체가 벤치마킹하는 정책적 표준이 됐다.
2026년 법 전면 시행에 맞춘 완벽한 제도적 기반
2026년 3월 27일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이 전면 시행됨에 따라 전국적으로 통합돌봄이 확산될 예정이다. 거창군은 이에 한발 앞서 2025년 11월 조례 전면 개정을 완료하고, 2026년 1월 6일 전담 조직인 ‘통합돌봄 TF팀’을 구성하는 등 법적·조직적 기틀을 완비했다.
통합돌봄은 본인이나 가족이 읍면 행정복지센터 또는 건강보험공단에서 신청할 수 있으며, 필요한 경우 시·군·구청장이 직권으로 신청할 수 있다. 대상자에 대해서는 지자체의 필요도 조사를 거쳐 ‘통합지원회의’를 통해 개인별 맞춤형 지원계획을 수립하여 서비스를 연계 ·제공한다.
기존 서비스는 수요자를 중심으로 통합 제공한다. 노인의 경우 노인맞춤돌봄, 방문건강관리, 장기요양 등 13종의 기본 서비스와 치매관리주치의 등 5종의 확대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며, 장애인의 경우 활동지원서비스, 장애인 주치의, 지역자활센터 등 11종의 서비스를 연계한다.
지역 특화 서비스는 재택의료센터, 치매안심센터, 정신건강관리, 퇴원환자 지역사회 연계사업 등 총 6종 서비스와 주거환경개선사업, 대청소, 가사·방문목욕·동행·식사지원 서비스 등 총 11종의 서비스를 연계한다.
내 집에서 계속 살 수 있다는 믿음이 정책이 되다
통합돌봄이 본격화되면 돌봄의 패러다임은 ‘병원·시설’에서 ‘재가·예방’으로 완전히 전환된다. 이는 당사자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일 뿐만 아니라, 가족의 돌봄 부담을 줄이고 불필요한 사회적 입원을 방지하여 국가적 돌봄 체계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핵심 열쇠가 될 전망이다.
거창군 관계자는 “통합돌봄의 진정한 완성은 ‘아프더라도 내가 살던 집과 마을에서 계속 살 수 있다’는 군민들의 확신이 생길 때 이루어진다”며 “그 믿음을 탄탄한 정책과 진정성 있는 실천으로 증명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