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라인, 한장원기자] 고시원에서 장기간 모습을 보이지 않는 입실자, 관리사무소에 쌓이는 우편물, 갑자기 살던 집을 떠나야 하는 세입자, 숙박업소에서 장기간 생활하는 투숙객.
복지공무원이 알기 전에 주민의 생활 현장에서 먼저 포착할 수 있는 위기 신호들이다.
서울시 서대문구가 고시원·공인중개사무소·공동주택 관리사무소·숙박업소 등 관내 1,153곳을 위기가구를 조기에 발견하는 ‘생활 속 복지안전망’으로 연결한다.
서대문구는 8월 31일 오후 구청장실에서 ▲(사)한국고시원협회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서울특별시북부회 서대문구지회 ▲대한주택관리사협회 서울시회 서대문지부 ▲(사)대한숙박업중앙회 서대문구지회 등 4개 협회와 ‘생활접점 복지안전망 구축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복지기관을 찾아오거나 주변 신고가 있어야 알 수 있었던 위기가구를 주민의 일상과 맞닿아 있는 생활업종을 통해 한발 앞서 발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업종마다 접할 수 있는 위기의 모습이 다르다는 점에 착안해 역할도 달리한다.
고시원(213곳)에서는 입실자가 장기간 모습을 보이지 않거나 외부와 연락이 끊기는 등 고립이 의심되는 상황을, 공인중개사무소(760곳)는 임대차와 이사 과정에서 갑작스럽게 집을 비워야 하거나 새로 머물 곳을 구하지 못하는 형편을 살펴 복지 상담 및 지원 정보를 알려 준다.
공동주택 관리사무소(131곳)는 관리비 장기체납과 함께 연락 두절과 우편물 적치 등이 나타나는 가구, 숙박업소(49곳)는 장기투숙이나 숙박료 체납, 퇴실 후 갈 곳이 마땅치 않은 주민 등에 대해 복지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한다.
이들의 역할은 복지상담이나 위기가구 여부를 직접 판단하는 데 있지 않다. 평소 업무 과정에서 이상 징후를 발견하면 당사자에게 상담 방법을 안내하거나 구청 또는 동주민센터에 상황을 알려 공공 복지체계로 연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동주민센터는 접수된 내용을 토대로 초기상담과 필요한 경우 현장 확인을 실시하고 가구별 상황에 따라 공적급여를 비롯해 주거·의료·돌봄서비스와 민간자원 등을 연계한다.
구는 협약 이후 4개 협회별 실무담당자를 지정해 상시 연락체계를 갖추고, 현장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업종별 주요 위기 신호와 신고 방법을 담은 가이드를 제공한다. 협회 정기회의와 교육 등을 통해 실제 발굴·지원 사례도 공유한다.
박운기 서대문구청장은 “복지의 사각지대는 행정의 눈이 닿지 않는 일상에서 생길 수 있다”며 “주민 삶과 가장 가까운 현장을 연결해 위기의 신호를 놓치지 않겠다”고 말했다.